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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通] "부산국제연극제 3위" 전국 첫 농아인 극단 '부에나비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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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선영
댓글 0건 조회 2,494회 작성일 14-05-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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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通] "부산국제연극제 3위" 전국 첫 농아인 극단 '부에나비스타'
이달 6일 부산예술회관에서는 '제11회 부산국제연극제'의 경쟁 부문 중 하나인 '10분 연극제' 본선과 시상식이 있었다. 20여 참가팀 중 3위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장상이 발표됐다. 심사위원장상의 주인공은 '원두'(One, Do)라는 작품을 공연한 극단 '부에나비스타'였다. 시상식 때 한 심사위원이 나서 "극단 부에나비스타는 농아인 배우들로 이뤄졌다"고 이야기하자 시상식장의 관객과 공연 참가자들은 놀란 표정과 함께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관객들은 물론 10분 연극제에 참가한 다른 팀들조차도 부에나비스타의 단원들이 농아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를 부에나비스타의 배우 김정중(38) 씨는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시상식 때 관객석을 살펴봤어요. 관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져 있더라고요. 그 뒤에 관객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이 눈에 보였어요. 그 모습에 제가 대표로 일어서서 화답을 했죠. 그렇게 많은 관객들의 환호를 받은 건 처음이었습니다."
창단한 지 1년 2개월밖에 되지 않은 부에나비스타의 최고의 순간이라 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배우가 되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
15일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농아인협회의 한 교실에 부에나비스타 단원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충북 괴산군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모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매일같이 저녁에 모여 대본을 쓰고 연기 연습을 한다. 이번에는 10분 연극제에서 선보였던 '원 두'와 더불어 새로운 공연을 준비 중이다. 단원들은 하나같이 "창작의 고통이 대단하다"고 토로한다. 김지은(22) 씨는 "새로운 대본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기로 했는데 이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 30분짜리 공연을 만들어야 하니 생각보다 어렵다"며 "다들 모여서 연습하는 것뿐만 아니라 세세한 부분을 조정하는 것도 힘든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에나비스타 단원들에게는 지금의 고통이 오히려 '행복한 비명'처럼 보이기도 한다. 많은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서 세상이 달라 보이고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구가영(22) 씨는 "단원들이 작품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면서 긍정적 에너지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며 "연기를 하면서 삶의 재미를 많이 느끼고 있고 극단에서 이런 재미들이 모이니 더 신이 난다"고 말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더 타오르는 단원도 있다. 김정중 씨는 "첫 공연 때 나의 연기를 본 친구들이 '좀 더 배워야겠다'는 말을 했을 때 내 속에서 끓어오르는 뭔가를 느꼈다"며 "이런 것이 연기에 대한 열정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에나비스타 단원 중 김정중, 김주연(33), 구가영 씨는 지난 1월 20~24일 열린 '2014 신체극 페스티벌'에 배우로 참가하기도 했다. 김주연 씨는 "지난해 공연을 연출해 주신 이재선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 올랐는데 한편으로는 영광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연기력 차이가 많이 나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래도 그때의 경험이 앞으로 무대를 꾸미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행복의 순환을 이야기한 '원 두'
부에나비스타 배우들은 각자 본인들의 생업이 있다. 회사나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대학원생이나 학생으로 학업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저녁 시간에 짬을 내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농아인협회의 한 교실에서 연습을 한다. 첫 공연이었던 '지하철 이야기'는 대구시립극단의 배우 이재선 씨가 연출을 담당해 줬지만 이제는 연출과 극본 작성도 배우들이 뜻을 모아 진행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 낸 첫 작품이 바로 10분 연극제에서 심사위원장상을 수상한 '원 두'였다.
'원 두'는 일상 속 사람들의 풍경을 통해 내가 실천한 작은 나눔이 많은 사람을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행복의 순환을 표현한 작품이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부에나비스타 단원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풀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약 2개월 전부터 매주 2번 이상은 모여서 대본 회의와 연습을 했고, 중간중간 내용들을 고쳐나가면서 작품에 완벽을 기했다. 김정중 씨는 "작품을 준비하는 기간이 짧아 많은 준비를 못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서로 부족한 점을 고쳐주고 도와주며 호흡을 잘 맞췄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세상의 차가운 시선도 유쾌하게 풀자
다음 달 13일 충북 괴산군 농아인협회 초청으로 열리는 부에나비스타의 공연은 1,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는 부산국제연극제 10분 연극제에 출품했던 '원 두'가 올라간다. 2부에 올라갈 공연은 약 30분 분량의 무언극을 준비 중인데 '혼자가 아니야'(가제)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농아인으로서 살면서 겪어야 했던 불편함이나 힘들었던 점들에 대한 고백이 될 예정이다.
'혼자가 아니야' 대본 아이디어는 철저히 농아인들인 배우들의 삶에서 겪은 것들로부터 나왔다. 어떤 이야기들이 들어 있는지 조심스레 묻자 이들의 경험담이 봇물처럼 쏟아져나왔다. 특히 많이 호소하는 어려움이 '인간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김용진(49) 씨는 "공장에서 일하는데 아무리 날 불러도 듣지를 못하니 사람들이 물건을 던져서 날 불렀다"며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열심히 일해도 비장애 직원에 비해 무시당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어려움은 친척 간의 관계에서도 지속됐다. 김정중 씨는 "명절 때 친척들이 모이면 입 모양 등으로 어떻게든 알아들으려고 하는데, 대화가 중구난방으로 흐를 때면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다"며 "천천히 이야기해 달라고 하지만 친척과 친해지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친척이 아닌 타인이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김선석(45) 씨는 "길 가다가 낯선 사람이 길을 물어보는데 안 들린다고 하면 사람들의 시선이 싸늘해진다"며 "그때 상처를 받다 보니 지금은 길을 물으면 지나쳐 버린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도 이들에게는 힘든 시기였다. 김지은 씨와 유재희(22) 씨는 공통적으로 "선생님 말이 안 들리니 필기를 할 수가 없었다"며 "친구들이 노트를 잘 안 빌려주기도 했고, 설령 빌려서 보더라도 무슨 말인지 몰라서 답답했던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부에나비스타는 농아인이라 겪었던 삶의 불편함과 편견을 재미있게, 또 무겁지 않게 풀어내려 노력한다. 한 사람의 일생에 단원들이 겪었던 에피소드들 중 공감을 이끌어내면서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엮어 작품을 짜고 있다.
이들의 연습장면을 살짝 들여다봤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웃어가면서 연습하는 모습은 비장애인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한 모습이었지만 수화로 연기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동선을 체크하는 모습 속에서 활화산 같은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다. 부에나비스타는 오는 11월에 정기공연을 할 계획이다. 어떤 몸짓으로 '침묵의 외침'을 들려줄지 기대된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기사 작성일 : 2014년 05월 24일
 
[출처:매일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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